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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된 코리, 누가 그를 아마추어로 만들었나? 야구는 갑

퇴출된 코리, 누가 그를 아마추어로 만들었나?
[2011 프로야구 : 치고 달리고]
2011년 07월 13일 (수) 16:02:47김완 기자  ssamwan@gmail.com

  
 ▲ 지난 5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기아 대 롯데경기.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등판한 코리는 8회초 2사 이후 3타자 연속 솔로홈런으로 맞으며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연합뉴스 


양승호 감독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큰 틀에서 그의 전략이 불가피했단 점을 인정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팬덤'을 소유한 구단의 감독으로서, 그 팬들과 가장 드라마틱한 소통을 했던 전임자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무엇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4강 이상'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선 그 이상의 방법이라도 필요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 본 기사 한 편이 마음을 짠하게 합니다. 롯데의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코리에 관한 것입니다. 아마 지금쯤 그는 한국에 함께 왔던 아내 그리고 두 딸과 함께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떠나는 오후 5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일 겁니다.

기사에 따르면, 그는 퇴출이 결정된 후에도 운동을 계속했다고 합니다. 롯데의 이정홍 통역에 따르면, 코리는 "내 야구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하루라도 훈련을 거를 수 없다"며, 출국일인 13일 아침까지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고 합니다. 프로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게 하는 태도입니다.

기억하실 겁니다. 코리는 올 시즌 롯데의 개막전 선발투수였습니다. 양승호 감독의 데뷔 첫 승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경기에서 코리는 7.0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투구수는 97개로 이닝 당 투구수 14개의 이상적 모습이었습니다. 이후 코리는 4번째 선발 등판까지 매 경기 퀄리티 스타트를 해냈습니다. 평균 투구수 92개, 방어율 3.55의 A급 투수였습니다. 운이 따르지 않아 1승 밖에 챙기지 못했지만 이때까지 분명 코리는 외국인 투수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는 선수였습니다.

이후 2번의 선발 등판에서 미덥지 않은 모습을 보인 이후 코리는 불펜으로 '강등'되었습니다. 코리는 '팀의 사정을 이해한다. 보직은 상관없다'는 입장과 함께 군말 없이 벤치의 결정을 따랐습니다. 이 때, 롯데의 투수진은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마무리로 낙점되었던 고원준이 '3이닝 마무리' 논란 끝에 선발로 전환됐고, 불펜의 불안감은 악몽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그 5월 한 달간 코리는 무려 12번을 등판했고,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 롯데는 9승 3패를 기록했습니다. 12번의 등판 가운데 코리가 실점한 경기는 단 2번에 지나지 않습니다.

물론, 기간 중 코리는 4번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납득하기 힘든 연속 홈런을 맞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코리가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경기의 등판 간격은 2일 내지 3일 정도였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선발로 준비됐던 선수가 가장 '터프'한 상황에서 올라오는 역할을 맡아 이 정도 기록이면 평균은 충분히 웃도는 수준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6월의 코리는 매우 부진했습니다. 5번의 등판 가운데 1번을 제외하곤 모두 실패했습니다. 아마도 코리의 퇴출 판단은 이때 이뤄졌을 겁니다. 6월의 코리는 최악의 모습을 보였고, '4강 이상'을 바라보던 롯데의 꿈 역시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장마로 경기가 들쑥날쑥한 가운데 코리는 한국에서의 7번째 선발 기회였던 7월 2일 삼성전에서 5.1이닝 2실점의 기록으로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물론, 8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7월 8일 SK 전에서는 다시 5.1이닝 5실점을 기록하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 퇴출 된 브라이언 코리의 등판 간격에 따른 기록. 4일 간격 등판시의 기록에 주목해보면 그가 마구잡이식 등판이 아닌 관리된 일정대로 등판했더라면 퇴출이라는 극한 결과까지는 맞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스탯티즈(www.statiz.co.kr) 


코리가 남긴 객관적 기록을 두고 그가 퇴출되어서는 안 될 성적을 거두고도 퇴출됐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외국인 선수로는 지극히 평범한 4승3패1홀드1세이브, 방어율 4.23을 기록했을 뿐입니다. 롯데는 그의 퇴출 이유로 '나이 탓에 80개 이상 투구 시 페이스가 떨어진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개선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재미난 기록이 있습니다. 등판간격을 4일로 하던 때의 코리는 방어율 2.84에 WHIP(이닝당 출루율) 1.18, 피안타율 0.277의 준수한 모습을 보였단 점입니다. 2점대 방어율에 이닝당 출루 1.1이면 에이스급 피칭입니다. 관리 여하에 따라 코리 역시 충분히 성공한 외국인 투수의 길을 갈 수도 있었던 투수였습니다.

코리는 나이가 많은 이유 등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받고 한국에 온 투수입니다. 잔여 시즌만 뛰는 부첵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코리의 나이가 많아 스테미너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단 지적은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이미 있었습니다. 이런 투수를 아무런 관리 없이 선발과 중간 마무리 가릴 것 없이 기용한 것은 롯데 벤치였습니다.

양승호 감독님은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어떻게든 승/패 -2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남은 3번의 시리즈를 모두 위닝 시리즈로 가져가겠단 야심찬 계획입니다. 부첵이 선발로 뛰게 되면 다시 고원준이 마무리를 맡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행여 장마로 경기가 취소된다면 선발 예정됐던 송승준이나 장원준 선수가 중간에 나온다 한들 이상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승차 -2를 유지하면 롯데는 정말 후반기 대반격을 할 수 있을까요? 타선의 힘이 충분하니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때 코리는 한국야구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한 경기의 승패에 집착해, 당장의 흐름에 발목이 잡혀 주먹구구 임시변통으로 선수를 돌려쓰는 한국 야구의 수준에 대해 주변인들에게 뭐라고 말할까요?

코리는 출국 전 송승준 선수에게 "구단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양승호 감독님, 떠나는 코리에게 안부 전화라도 하셨나요? 벌써, 부첵이 합류한 이후에 어떤 유익한 흐름이 올지에 대한 계산에 여념이 없으신 건 아니겠지요. 괜한, 도 넘은 휴머니즘을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코리는 자신이 퇴출되고 떠나는 날 아침까지도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 프로 중의 프로입니다. 이 프로페셔널을 아마추어로 밖에 쓰지 못했던 것은 과연,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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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블루드림 2011/07/13 17:30 # 답글

    구단이나 감독이나 다 쓰레기죠. 굴려먹을 땐 언제고 버릴 때도 최대한 부려먹다가 팽해버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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